5일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국내 청각장애인이 수어 교육을 처음 받게 되는 평균 연령은 15.6세다. 수어는 청각장애인에게 제1의 언어이지만 언어 능력이 집중적으로 발달하는 유아동 시기에 수어를 배운 청각장애인은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교육 인프라가 열악한게 가장 큰 문제“라며 ”특수학교 중에서도 농학교는 몇 안되고, 이 중에서도 수어를 교육할 수 있는 선생님이 있는 곳은 손 꼽는다. 농학교에서조차 수어를 가르치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청각장애 특수학교는 전국에 14곳이며, 대부분 수도권(7곳)에 있다. 이 가운데 수어 교육이 가능한 곳은 9곳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청각장애 학생은 2961명(2022년 기준)에 달하지만 이들 중 57%(1689명)은 일반 학교에 다닌다. 이들은 일반 학교에서 수어통역 등 교육 편의를 지원받지 못하고, 교사ㆍ친구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워도 도움을 받지 못한다.
이 교수는 “국내 청각장애인 학생 대부분이 인공와우 수술을 받고 일반학교에 다니며 구어 위주의 교육을 받고 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듣고 말하기를 강요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 기회가 제한되면서 주변인의 삶을 살게 되는 이들이 너무 많다”라고 말했다.
한국농아인협회는 “청각장애 학생의 원활한 사회활동을 위해서는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고, 한국어를 제2언어로 읽고 쓰는 능력을 키우는 이중언어 교육이 중요하다”라며 “수어 구사 능력 등 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양성하고, 교육현장에 배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장애인교육법에 근거해 학교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고, 40개 주(州)에서 수어를 제2외국어로 인정하고 수어 교과목을 만들었다. 영국과 일본의 일부 농학교는 이중언어 교육을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